마을에 몇 달 전 부터 물이 나왔다 끊겼다 하더니 또 물이 안 나옵니다. 상수도에 문제가 생기면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사는 우리 집에 물이 제일 먼저 끊어집니다. 우리 집은 물탱크와 표고가 비슷한데다가 배관이 마을 아래쪽으로 많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기 때문에 ..
요리 교실에 등록했습니다. 총 24시간 수업인데 순두부찌개,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각종 찌개와 고추장 멸치볶음, 알탕, 시래기 홍합밥, 황태국, 계란찜, 두부김치... 등등 배우고 있습니다. 라면 말고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던 내가 요리를 배우고 직접 만든 걸..
“장미는 한번 심어만 놓으면 매년 알아서 꽃을 피워주고 병이 없기 때문에 따로 관리가 필요 없어요. 정원에 꽃나무를 심으시려면 장미를 심으세요” 오래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떠벌리며 장미를 전도하였습니다. 20년 전 집을 짓고 시골 난장에서 사서 심은 넝쿨 장미..
동양화를 그리는 화가가 있는데 이 사람이 그림은 그런대로 괜찮게 그립니다. 그런데 욕심이 너무 많은 게 흠이네요. 절제를 몰라 그림을 망칩니다. 난을 치고 나비나 한두 마리 그려 넣으면 될 것을 그 옆에 매화를 그려 넣습니다. 그리고 빈자리에 고양이를 한 마리 그려 ..
올봄 두 번에 걸쳐 새로 심은 장미가 18그루입니다. 독일, 프랑스 , 일본 장미들입니다. 그동안 가꿔오던 것들도 있어 이제 정원에 자라는 장미가 마흔 그루가 넘네요. 마당이 넓은 산골짝 집이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심은 거 같습니다. 심는 거야 쉽지만 가꾸는 일은 ..
지난 가을 축대 공사할 때 사라졌던 장미가 바위 틈새에서 올라오더니 꽃까지 피웠습니다. 일부러 심을 수도 없는 험한 곳에서 사라졌던 장미가 나타나 생존신고를 해주니 연인을 다시 만난 것처럼 기쁩니다. 지난 가을 포크레인 기사에게 꽃나무는 살려달라고 부탁을 하기는 했지..
이른 아침 로얄바카라 덩굴장미 아치 아래로 지나가는데 누가 내 머리를 살짝 만지는 게 느껴졌답니다.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었는데 아무 것도 안 보였어요. 뭐지? 숨어서 무궁동으로 노래하고 있는 꾀꼬리가 잠시 내 머리 위에 앉았었나? 아닌데... 순간 경이로운 생각이 ..
오늘 밀린 이자 조금 받고 있네요. 원금은 아직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돈 얘기가 아니고 비 얘기입니다. 연체 이자 받듯 조금씩 내려주는 비,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허리 숙여 받고 있습니다. 유난히 길었던 가뭄 끝에 농비가 ..
국화 분재를 배우고 있습니다. 3월부터 2주 간격으로 수업이 이어졌는데 큰 아들 결혼식 등 다른 일정 때문에 5월에는 수업을 두 번이나 연달아 빼먹었습니다. 교육은 함양농업기술센터에서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진행하는 것이고 올해가 3년째라고 합니다. 현재 40명이 배우..
강물까지 말랐습니다. 비가 언제부터 안 온 건지 기억도 없습니다. 감자꽃이 피고 있지만 땅속에 감자가 달렸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밭에 관수 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호스로 물을 거의 매일 주고 있는데 작물을 키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비가 한번 시원하게 내려야할 텐데 ..
지난 봄(아직 봄이긴 합니다만) 장미를 무려 열세 그루나 심었었기에 앞으로 장미를 더 들일 일은 없다고 믿었습니다. 삽으로 구덩이 파는 일도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요즘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건조하기 때문에 날씨 때문에라도 지금은 꽃나무를 심을 시기가 아닙니다. ..
올봄에 장미 6그루를 옮겨 심었다. 그런데 6그루 장미는 애초에 심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왜냐하면 장미를 심기에 적당한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거지(억지)로 해가 잘 안 드는 열악한 장소에 심은 그 장미들은 세월이 흘렀지만 대부분 바람직한 모습으로 꽃을 피우지 ..
내년에는 딸기를 좀 많이 심어보기로 했다. 어제 텃밭 딸기를 3개 수확했다. 첫 수확이라 정말 기쁜 마음으로 아내랑 나랑 작은 아들이랑 하나씩 먹었다. 비록 한 개씩이지만 날이 갈수록 접시는 수북해 질 것이다. 지난 달 이웃 딸기 농장에 딸기 사러갔다가 맛이 너무 좋아 아예 모종을 얻어 와서 텃밭에 심은 것이 드디어 열매를 달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마트에 나오는 딸기는 너무 비싸다. 그래서 먹고는 싶지만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침만 흘리고 있었기에 텃밭 딸기는 욕심을 내 볼만 했다. 비록 올해는 겨우 23포기 심었..
하루가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앞마당 화단과 텃밭에 심은 작물에 물 좀 주고 나면 반나절이 휙 지나가고, 감나무 과수원에 가서 덤불 좀 정리하고 새로 심은 고종시 묘목 한 번씩 눈 맞춤하고 나니 또 반나절이 휙 지나간다. 하긴 엊그제가 4월인가 싶더니 어느새 한 달이 지나 오월이다. 큰 아들이 결혼하겠다고 ..
양복을 10년 만에 입어보는지 20년 만에 입어보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농사를 짓다보니 입을 일이 없었고 별로 입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입을 옷은 땀을 흘려도, 흙이 묻어도 부담없는 작업복이었다.큰 아들 결혼 날짜가 다가오는데 혼주인 내가 입을 양복이 없다. 그래서 휴일에 아울렛에 가서 양복을 한 벌 사..
썬룸과 캐노피를 만들고 싶다고 아내가 말을 꺼낸 지 3년쯤 된 것 같다. 해가 잘 드는 남향 베란다 데크에는 폴딩 도어가 달린 썬룸을 설치하고, 현관 출입 데크에 캐노피를 설치하면, 겨울에는 해가 잘 드는 썬룸에서 따뜻하게 식사를 할 수 있고, 여름에는 캐노피 아래에서 우아하게 야외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4월의 봄 마당에 나서면 달콤한 향기가 난다. 긴 겨울을 참아낸 꽃들이 한꺼번에 다투어 피니 어느 꽃나무에서 나는 향기인지 모르겠다. 확인해보고 싶어 곶감 덕장 앞에 있는 키 큰 자두나무 아래에 서서 코를 벌렁거려 본다. 검붉은 열매가 큼직하게 열리는 이 자두나무는 벚꽃처럼 화려하게 피어있는데 바람 불때..
함양 장날에 묘목을 다섯 그루 사와서 심는데 구분이 안 된다. 살 때는 기억을 할 것 같았는데 막상 심으려고 하니 그놈이 그놈이다. 홍매, 수양 홍매, 벚, 능수 벚, 해당화 이렇게 다섯 그루 가져왔는데 이름표가 없으니 구분이 안 된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막 심다 보니 한 그루는 가시가 있다. 해당화다. 해당화..
나무 우편함이 또 망가져 망가지지 않는(오~믿쎰니다~) 철제 우편함을 주문했는데, 기둥은 오지 않고 머리만 두 개 왔습니다. 잘못 배송된 한 개를 기둥과 맞교환 신청했는데 택배가 이번에는 기둥을 가져오고 머리를 두개 다 가져가버렸네요. 잠시 안 보는 사이에 말입니다. 반품 송장을 두 개 두고 간걸로 보아 택..
봄바람 불고 봄비 내리니 손이 근질근질하다. 지난 가을 축대공사 하면서 흙 마당이 다 없어져 플랜트박스를 새로 만들어 정원을 가꾸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날씨가 풀리니 얼른 만들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하다. 이번에는 좀 튼튼하고 오래가는 걸로 만들려고 고무화분과 방부목을 준비했다. 빨간색의 고무화분은 튼..